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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가 모르는 장인 기술 (소외, 산업화, 기록 부족)

by seokgumt 2025. 12. 21.

젊은 세대가 모르는 장인 기술 관련 사진

2026년, 무형문화재와 전통 장인 기술은 산업과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는 시대 속에서 점점 더 대중의 인식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10~30대 젊은 세대에게 전통 장인 기술은 '보존해야 할 유산'이 아니라, '멀게 느껴지는 과거'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인식 차이는 단순히 관심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 산업 흐름, 문화 기록의 단절 등 복합적인 요인에서 비롯됩니다. 이 글에서는 그 원인을 '소외', '산업화', '기록 부족'이라는 키워드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합니다.

전통 장인의 소외, 사회적 연결이 끊기다

젊은 세대가 전통 장인 기술에 대해 모르고, 관심을 갖기 어려운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바로 ‘사회적 소외’입니다. 장인의 기술은 여전히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사회적 대화와 콘텐츠 흐름 속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2026년 현재 장인 대부분은 지역 사회에 고립된 채 자신만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들의 작업 환경은 디지털 사회와 단절돼 있습니다. 전통 장인 기술은 실제로 대면 경험을 통해 그 가치가 가장 잘 전달되지만, 요즘 세대는 장인을 만날 기회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학교 교육 과정에서도 전통 공예나 기술에 대한 실습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고, 코로나19 이후 대면 체험 활동은 더욱 축소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젊은 세대는 전통 장인을 '만날 기회도, 체험할 기회도' 없이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곧 기술에 대한 무관심과 단절로 이어집니다. 또한 미디어 환경도 이러한 소외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유튜브, 넷플릭스, 인스타그램 등 주요 콘텐츠 플랫폼에서 전통 장인이나 무형문화재 관련 콘텐츠는 희소하며, 인기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이 전통 기술을 다루는 일도 극히 드뭅니다. 콘텐츠 흐름 속에서 장인의 존재는 ‘흥미롭지 않은 것’으로 취급되며, 이는 장인을 사회적 이야기 구조에서 밀어내는 또 다른 소외의 방식입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소외는 단지 문화 분야의 문제가 아닙니다. 장인의 기술이 교육과 산업, 예술과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호흡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의 소외는 장인 기술의 소멸을 앞당기는 위험 요인이 됩니다. 따라서 장인을 다시 사회와 연결하기 위한 교육, 콘텐츠, 체험 기반의 다층적 전략이 필요합니다.

산업화의 그늘, 대체되고 밀려난 손기술

산업화는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주역이지만, 전통 기술의 입장에서는 거대한 파괴력을 가진 변화이기도 했습니다. 전통 장인 기술은 수작업을 바탕으로 하는 만큼, 속도와 생산성 측면에서 기계화된 현대 산업 시스템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2026년 현재 대부분의 전통 기술은 산업적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배제되고 있으며, 이는 기술 자체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전통 목공, 자수, 도자기, 가죽공예 등입니다. 이들 기술은 현대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제품들에 비해 단가가 높고, 생산 속도가 느리며, 고객 맞춤형 대응도 어렵습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장인 기술을 채택하는 것은 '비용 부담'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전통 기술은 산업 현장에서 점차 밀려나는 추세입니다. 더불어 디자인의 세계에서도 장인 기술의 위치는 애매합니다. 2020년대 중반 이후 국내 디자인 산업은 디지털 패턴 제작, 3D 모델링, 자동화 인쇄 등으로 빠르게 전환되었으며, 이러한 변화는 손기술 기반의 전통 공예가 설 자리를 더욱 줄였습니다. 일부 고급 브랜드나 수제 제품 시장에서 장인 기술이 다시 조명되기도 하지만, 이는 극소수 사례에 불과하며 대중 시장으로 확장되기에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결국 산업화는 장인의 기술을 '특수한 것', '한정된 영역'으로 밀어내는 구조를 만들었고, 이는 젊은 세대가 장인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접하거나 진로로 고려하지 않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2026년 현재 장인의 길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청년층은 1% 미만으로, 이는 기술의 산업적 배제가 만들어낸 직접적인 결과입니다. 산업화 시대에 전통 기술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 그 자체가 현대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기술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기계와 협업하거나, 창의적 상품으로 재해석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장인의 기술을 산업 자산으로 인정하고, 이를 활용하는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도 병행돼야 합니다.

사라지는 기억, 기술은 기록되지 않았다

장인의 기술이 젊은 세대에게 전해지지 않는 또 하나의 큰 이유는 바로 '기록 부족'입니다. 무형문화재라는 용어 자체가 말하듯, 전통 기술은 형태가 없는, 사람의 손끝과 감각에 의존하는 특수한 자산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을 제대로 기록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은 여전히 미진한 상태이며, 이는 젊은 세대가 기술에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약화시킵니다. 2026년 기준, 문화재청은 '무형문화기술 디지털 아카이브 사업'을 통해 일부 종목의 고화질 영상 기록과 기술 매뉴얼을 구축하고 있지만, 전체 무형문화재의 30%도 채 커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지역에 산재한 장인들, 또는 보유자로 지정되지 않은 장인의 기술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이들의 기술은 장인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게다가 기록의 방식도 기술적 깊이를 담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영상이나 사진만으로는 손의 힘, 재료의 반응, 작업자의 직관 등 살아 있는 기술의 모든 면모를 전할 수 없습니다. 또한 장인의 철학이나 삶의 방식 등 비물질적 요소는 더욱 기록되기 어렵습니다. 이런 특성은 전통 기술이 단순한 절차나 공정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며, 기록을 위해서는 단순한 아카이빙을 넘어 복합적인 스토리텔링과 경험적 콘텐츠가 병행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교육적 관점에서도 기록은 매우 중요합니다. 젊은 세대가 기술에 대해 배우고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먼저 그 기술이 '이해 가능한 형태'로 가시화돼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교과서나 콘텐츠 속에서 무형문화재 기술은 단 몇 줄의 설명이나 삽화로 축약되어 있으며, 이것이 젊은 세대가 기술을 '거리감 있는 유산'으로 느끼는 또 하나의 이유가 됩니다. 이제는 기술을 보존하는 데 있어 '전승'뿐만 아니라 '기록'이 동등한 축으로 다뤄져야 합니다. 장인의 기술을 VR, AR, 인터랙티브 콘텐츠 등으로 실감형화하고, 그 속에 담긴 철학과 이야기를 함께 전달하는 콘텐츠 전략이 요구됩니다. 그것이야말로 기술을 다시 세대와 연결하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전통 장인의 기술은 단순한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지금도 생생히 호흡하는 문화의 원형입니다. 그러나 소외되고, 산업화에 밀리고, 기록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젊은 세대는 이 기술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술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연결하고, 되살리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장인은 살아 있는 기록이며, 그들을 잊는 순간, 우리는 우리의 뿌리를 놓치는 것입니다.